누구보다 먼저 회색지대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현우주 에디터. 그는 당연하듯 정답이 된 주제도 독자들에게 열린 결말을 건네며 여운을 남깁니다. 흑과 백 사이에서 회색지대에 머무를 수 있었던 그의 시작점은 언제였을까요? 그의 세상 속 글의 조각들을 쫓아 현우주 에디터가 독자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메시지를 들어보았습니다.
기다림의 조각을 모아 만드는 한 줄
안녕하세요, 현우주 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ANTIEGG 에디터 현우주입니다. 본업은 신문기자고, 웹진 에디터는 부캐입니다. 글쓰기의 매력은 기다림에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론 영감이 샘솟아 신음 없이 키보드를 두들기는 순간보다도 밤새 완벽한 한 문장을 위해 고민하는 순간이 더 즐거울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여유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ANTIEGG의 원년 멤버로 함께 브랜드를 만드시고 시니어 에디터로 활동하시는데요. 이것이 우주 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ANTIEGG의 태동을 지켜본지라 몸집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긴 합니다.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좋아하는데 ANTIEGG에 있으면서 동료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잠시 몸을 담고 떠난 이들도 많지만 오래오래 이곳에 남아서 머릿돌부터 ANTIEGG를 세워나간 분들이 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공고한 정답표를 깨는 고민을 건네다
GRAY를 주로 다뤄주고 계신 것으로 알아요. 우주 님이 생각하는 ANTIEGG GRAY를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세상에서 이미 많은 부분이 정답처럼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회색지대라는 단어에 꽂혔던 것 같습니다. 세상의 많은 문제는 여전히 흑 또는 백으로 명쾌하게 양분할 수 없습니다. 가령 대마를 합법화한 국가가 있는 반면 담배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려는 국가도 있습니다. 정답이라 생각했던 문제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고민들을 GRAY에 담으려 했습니다.
회색지대를 담는 주제는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도 있는 이야기일 텐데요. 우주 님의 관점을 설득하기 위한 정보를 고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제 글을 보시면 찬반이 많이 갈릴 수 있는 민감한 주제들도 포함돼 있어요. 이런 주제를 다룰 때, 어떤 하나의 결론으로 가게 되면 민감해질 수 있다 보니 최대한 열린 결말로 모든 글을 끝내려 합니다. 설득은 하려고 하지 않아요. 다만 ‘이런 관점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툭 가볍게 던지듯 이야기합니다.
고민의 폭을 넓혀주는 여운을 남기며
문화예술 관련 에디터의 경험을 활용해서 꿈꾸던 새로운 기회를 만난 적도 있나요?
한쪽 편에 서서 주장하는 글은 쓰기 쉬운 동시에 멋있기 때문일까요. 독자들에게 글을 팔아야 하는 신문기자로서, 에디터로서 활동이 쌓이다 보니 점점 글의 주제를 찾을 때 ‘독자들이 이걸 재밌어할까?’를 염두에 두게 됩니다. 또한 독자들에게 고민과 여운을 남겨주기 위해 모든 글을 열린 결말로 끝내려 합니다. ‘해야 한다.’ 로만 끝나던 글에서 ‘해야 할까?’로 끝나는 글이 된 것은 개인적으로 뿌듯한 성장입니다.
문화예술 에디터로서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린이들이 창의적일 수 있는 이유는 아는 게 없어서, 그래서 창피함을 모르고 질문을 던질 수 있어서라고 말하지 않나요. 문화예술에 대해 아는 건 많이 없지만, 그렇기에 저만이 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에디터로 남고 싶습니다.
여전히 세상의 많은 문제가 흑 또는 백으로 명쾌하게 양분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현우주 에디터. 그의 글 끝에는 항상 고민의 여지를 남기는 질문이 달립니다. 그가 남긴 열린 결말로 보는 이의 회색지대가 넓어질 수 있기를 굳게 바라면서요. 인터뷰 전문에서 현우주 에디터와 나눈 더 깊은 울림의 메시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