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놈 100개로 무얼 할 수 있을까
• 사진 속 진정한 ‘나’라는 환상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며 어느덧 가을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당신의 여름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치열했던 지난여름의 장면을 하나씩 떠올려 보니 어쩐지 여름이 지나가는 게 아쉽기만 한데요. 계절의 끝과 시작 사이에 걸터앉아, 오래된 캠코더로 촬영한 여름의 조각처럼 반짝이는 캐나다 인디락 앨범 3개를 소개합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빈티지한 사운드의 음악과 함께 떠나가는 여름을 잠시나마 붙잡아 보세요. 

작가를 이해하는 것은 작품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작가보다도, 카프카라는 작가는 사람을 이해하면 문학 세계 배경을 아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작가입니다. 어딘가 음울하고 불안이 짙게 깔린 데다가, 소재가 기괴하고 전개가 납득되지 않은 카프카의 문학 세계에 질겁한 경험이 있나요? 그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소외감’과 ‘정체성’이 바로 카프카의 작품과 그의 인생을 대표하는 단어입니다. 카프카의 배경을 탐구해 보는 것은 거대한 한 시대를 이해하고, 소외당하는 인간의 자아를 헤아려 보는 작업입니다. 소외가 카프카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된 배경을 돌아보며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소외의 날을 조심스레 겹쳐보세요. 

도시의 역사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기록자, 건축. 인류가 지나온 나날을 관찰하며 삶을 알아가듯, 하나의 도시를 이루는 여러 건물들을 바라보며 그 도시의 역사를 사유하는 것은 도시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건축물을 통해 도시를 들여다보고, 도시가 살아온 역사를 알아갈 수 있게 하는 책 세 권을 소개합니다.

미술계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요즈음입니다.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 그리고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함께 열리면서 수많은 작품들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가득 모이는 축제의 현장. 그 한가운데 우한나 작가의 작품이 자리했습니다. 프리즈가 선정한 아티스트 어워드에 선정되며 또 한 번 주목받은 작가이죠. 천장에서 툭 떨어진 커튼의 형태, 바닥에 늘어진 커다란 꽃. 과연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우한나 작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메트로놈은 연주 템포가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연습용 보조 장치입니다. 헝가리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는 이 메트로놈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합니다. 일정한 빠르기로 똑딱거리는 메트로놈 100개를 모아 무대에 올린 겁니다. 메트로놈이 악기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100개의 메트로놈을 위한 〈교향시〉와 함께 연주의 문제를 생각해 봅니다.

바디 프로필, 독특한 증명사진, 콘셉트 사진 등 다양한 사진을 찍는 것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화보 촬영에 맞먹는 공을 들인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소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은 정말로 우리의 모습을 우리에게 돌려주고 있을까요? 그 사진 속에 존재하는 인물은 과연 정말 나일까요? 초상화와 초상사진의 관계를 비교하며 우리에게 번져온 새로운 유행이 과연 어느 쪽을 더 닮았을지에 관한 질문을 던져봅니다.